[MWC후일담] 삼성만 좇다간 'IT코리아' 위기에 직면할 것!
LAS VEGAS, USA (AVING) --
(사진설명 1 : 한국에서 발신되는 IT관련뉴스를 보면 마치 삼성이 세계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삼성이 정말 세계 IT시장의 주인공인가? 한국이 이 시점에서 냉철하게 판단하지 않으면 머지 않은 미래에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IT산업은 당연하고 국가경제 전반에도 문제가 올 수 있다는 얘기다. 'IT제조기업', 삼성만 쳐다보고 있다가는 한국 IT산업은 납품이나 하는 하청공장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 지난 1월 CES 기간 중 전시부스를 방문한 이건희 회장에게 최지성 사장이 삼성이 제조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후일담예고편 보기] http://kr.aving.net/news/view.php?articleId=147741&mn_name=op
지난 번 AVING News에서 MWC후일담 예고편, "삼성, LG가 한국을 IT약국(弱國)으로 만들고 있다!!"가 나가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꽤 수준 높은 '생산적 토론'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그러한 움직임에서 한국 젊은이들이 진심으로 한국 IT산업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과 창조적인 비즈니스모델의 출현을 바라는 열정과 희망을 동시에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요즘 '후일담'과 '긴급진단' 등 AVING의 오피니언(Opinion)을 읽는 독자가 폭증하고 있어 글 쓰는 이의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글의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후일담이나 긴급진단이 나가면 에이빙(kr.aving.net)에서만 수만 명이 이를 읽고 있는데 에이빙뉴스가 공급되는 제휴네트워크까지 포함하면 독자의 수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AVING이라는 뉴스미디어의 특성으로 볼 때 후일담이나 긴급진단을 아무나 읽을 수 있는 내용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를 읽는 독자들이 대부분 기업관계자나 '오피니언 리더'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런 연유에서 가능하면 대의명분(大義名分)에 입각해 한국의 IT산업, 나아가 한국경제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차별화된 키워드를 던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그만 바람이 있다면 AVING의 오피니언을 통해 IT산업에 종사하는 한국의 모든 기업관계자들이 문제의식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한국경제의 발전을 위해 보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논쟁을 이끌어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후일담은 지난 예고편에서 이미 밝혔지만 대한민국 IT산업이 '제조기업'만으로 IT강국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그에 따른 문제점을 짚어보게 될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IT산업을 주도하면 한국 IT산업은 납품이나 하는 하청공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
최근 세계 IT시장의 큰 변화는 시점상, 한국에 매우 중대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으며 또 심각한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 IT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려는 논의와 시도를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자칫 한국 IT산업은 '제조한국(製造韓國)'에 영원히 고착될뿐더러 제품(Product)이나 만들어 납품하는 '하청공장'으로 전락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부터 전개될 후일담 본론은 문제의 본질에 좀 더 집중하고 이슈를 명확히 부각시키기 위해 이야기의 주인공을 가능하면 '삼성'에 국한하도록 하겠습니다)
1. 서비스(Information)는 무시, 제품(Tech : Product)만 부각되는 한국IT시장
얼마 전 KT를 통해 애플의 '아이폰(iPhone)'이 한국시장에서 '극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제서야 한국소비자들이 아이폰을 쓸 수 있게 된 사태(?)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물론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는 통신사업자, 단말기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삼성과 엘지 같은 제조기업들은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또 여전히 암묵적인 '카르텔'을 형성해 아이폰이 제한적으로 서비스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한국이 과연 'IT강국'을 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련자 모두가 자성(自省)해야 할 것입니다.
IT강국을 자임하면서, 전세계에 한해 수 억(億)대의 휴대폰을 팔아 먹고 있으면서도 자국시장은 이기적이고 폐쇄된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IT산업에 대한 극단적인 모순(矛盾)을 보여주는 것인데, '개방(OPEN)', '공유(SHARE)'의 세계 IT시장 흐름에도 반(反)할 뿐 아니라 오히려 한국 젊은이들의 창조적 도전과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개발을 위한 '경험적 학습(Training & Experience)'을 차단하는 역효과만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사진설명 2 : 삼성이 지금까지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은 뛰어난 제조능력 때문인 것은 틀림없다. 앞으로 몇 년간 삼성은 하드웨어를 잘 만들어내는 능력만으로도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삼성이 제조업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어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중국대만기업들이 세계최대인 자국시장을 기반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고 그러면 모든 분야에서 삼성과 부딪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폰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 중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 CEO인 최지성 사장의 발언인데요. 그는 지난 1월 CES에 참석해 취재기자들 앞에서 아이폰이 한국시장에서 순식간에 인기몰이를 하는 상황을 두고 "극성스런 네티즌이 많은데… (그들 때문에) 아이폰에 지나친 관심이 늘어 판매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자신이 왜 그렇게 발언했는가의 이유와 취지를 설명했다고 하지만……)
어쨌거나 '극성스런 네티즌' 때문에 한국에서 아이폰이 많이 팔렸다는 얘기인데, 한국을 대표하는 IT기업의 수장답지 않은 수준의 반응을 보인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물론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CEO로서 아이폰의 인기에 위협을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추측컨데 시장에서 아이폰을 소비하는 주체들이 도대체 누군지, 또 그들이 왜 아이폰을 필요로 하는지 제대로 파악이 안됐기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였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가 삼성전자에 근무하면서 지금의 CEO 자리에 오르기까지 주로 맡았던 업무가 '영업'이었고 따라서 제품을 '세일즈'하기 위해 만났던 고객들은 대부분 'B(사업자 : 딜러, 유통업자, 통신사업자)'라는 사실에 비추어볼 때 개별소비자인 'C'를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그런 배경을 가진 최 사장이 아이폰 하나 가지려고 마음을 설레는 소비자와 또 그들의 필요와 요구(Need & Want)가 무엇인지 간파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어떤 해외신문에서 삼성전자가 지난 해 대단한 실적을 올린 것을 두고 'Samsung=Sales Machine'이란 등식으로 비유했는데 이는 최 사장을 세일즈전문가라는 의미의 '디지털보부상'으로 칭하는 말의 의미와 유사한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는 지금까지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텔레비전, 휴대폰을 'B(사업자)'를 대상으로 성공적으로 세일즈한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최 사장이 지금까지 경험한 시장은 '상호소통(Communication)'이 우선되는 시장이 아니라 '긴밀한 협력(Deal)'이 더 필요한 시장이었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을 독자들 중에서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먹이사슬'상 자신보다 상위에 위치한 사업자(甲)들과 거래(Deal)한 경험이 있는 영업전문가라면 글 쓰는 이가 던지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것입니다.
하드웨어를 '거래(Deal)'만 해왔던 최 사장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 '다양한 기능(Hard Ware에 붙어있는 여러 가지 기계적 기능)'이나 '터치감(Touch Screen의 기계적 반응속도)', 또는 '디자인(눈에 보이는 제품의 모양이나 재질의 질감)'을 우선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실제로 그런 기준이 지금까지 최 사장이 상대한 사업자들이 요구한 가장 중요한 필요사항이기도 했을 겁니다.
그러니 최 사장의 경험으로는 더 좋은 '하드웨어적 장치', 이를테면 디스플레이를 'AMOLED'로 쓰고 '프로세서'를 더 빠른 사양으로 탑재하고 터치스크린의 반응속도를 향상시키면 삼성이 만든 스마트폰이 '아이폰'과의 경쟁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판단기준을 가진 최 사장이 (한국에서는) 고장 나면 제대로 AS도 받지 못하는 아이폰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악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하드웨어(Product) 중심의 대량생산, 대량공급에 의해 지배돼 왔던 IT소비시장은 이제 개개인의 자유와 특성이 존중되고 '상호소통'을 중시하는 서비스(Information) 쪽으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애플(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가 아닌)의 앱스토어 같은 비즈니스모델이 전세계인들에게 각광 받는 것이고 '페이스북(Facebook.com)'이나 '트위터(Twitter.com)' 같은 소통의 장을 마련해주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들이 IT산업의 중추(中樞)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는 것입니다.
(사진설명 3 : 한국시장은 애플의 '아이폰'을 '스마트폰'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아이폰을 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아이폰은 단순히 Spec이 좋은 하드웨어가 아니라는 뜻이다. 'Soft-Information', 'Hard-Tech'가 절묘하게 결합된, 'IT'의 본질에 매우 충실한 비즈니스모델로 규정하는 것이 아이폰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1950, 60년대의 어려운 시기에 교육을 받고 1970년대의 암울한 시대에 청년기를 보낸 제조한국(製造韓國), 수출한국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린 세대들의 노고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 중 탁월한 세일즈 능력을 바탕으로 한국최고 제조기업의 CEO자리에까지 오른 최지성 사장의 성공담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하지만 그가 성장했던 시대적 배경과 제조기업에서의 경험에 의한 시각과 기준이 세상을 제한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최 사장이 하드웨어라고 규정할 수 없는, <하드(Product : Tech)와 소프트(Service : Information)가 절묘하게 결합된 아이폰>이라는 '창의적 산물'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을 '극성스러운 네티즌'쯤으로 폄하하는 '오류(착각)'를 범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극성스런 네티즌과 그 아류>들이 아이폰을 구매한 것이 아니라 <아이폰이 지니고 있는 '브랜드가치'와 애플이라는 회사의 '매력적인 서비스'를 사용하고 싶은 소비자>들이 아이폰을 구매했다는 사실을 최 사장이 알아둘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아마 '극성스런' 소비자들이 원했던 '본질'은 제품의 스펙(Spec)이 아니라 서비스라는 가치(Value)였을 겁니다.
견해의 차이일 수 있겠습니다만, 최 사장은 아이폰이 삼성의 스마트폰(OMNIA, Wave 등)과 '동일한 종류의 경쟁제품'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글 쓰는 이는 두 제품이 추구하는 본질(本質)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삼성은 스마트폰이라는 '제품(Product : Tech)'을 판매한다면 애플은 '서비스(Information)'를 팔고 있다는 뜻입니다. 업의 개념에서 본다면 삼성은 '제조업'을, 반면 애플은 (제조업을 가장한) '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는 셈이지요.
세계 IT시장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음에도 최지성 사장 같은 CEO가 IT산업을 이끄는 리더 자리에 앉아있는 이상 한국에서는 제품(Product : Tech)이 IT산업을 주도한다는 여론이 계속 시장을 지배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한국시장은 '서비스(Information : Soft)' 중심의 창의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려는 욕구가 상실될 뿐 아니라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시도되는 새로운 IT사업의 출현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면 한국은 세계 IT시장에서 서서히 배제될 것이며 머지 않아 청년실업 등 고용문제를 포함해 경제전반에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쉽게도 한국은 상당기간 동안 패기 넘치는 젊은 예비창업자들이나 창조적 비즈니스모델을 꿈꾸는 엔지니어, 또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에게 아이폰 같은 새로운 개념의 IT상품을 마음껏 체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주지 못했습니다. 그들에게 애플이 왜 IT시장을 주도할 수밖에 없는지, 도대체 어떤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있길래 그렇게 큰 돈을 벌어들이는지에 대해 스스로 깨우치게 했어야 하는데……
그러나 아직 포기하기엔 이릅니다. 세계 IT산업은 제품(Product)시장이 비록 제한적일지라도 서비스(Information)시장은 무한할 것입니다. 뛰어난 창의력을 소유한, 목표가 주어지면 끈질기게 달라붙는 한국인의 강점이 IT서비스시장에 접목된다면 한국은 제품이 아닌 '서비스'시장에서 분명히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시점에 가장 시급한 것은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한국의 천재와 인재들, 또 꿈 많은 젊은이들에게 세계시장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적극 조성해주고 'T'가 아닌 'I'분야의 창업열풍을 일으킬 수 있도록 큰 '판'을 깔아줘야 할 것입니다.
(사진설명 4, 5 : Google의 애릭 슈미트 회장과 MS의 스티브 발머 회장이 직접 MWC 2010이 열리는 바르셀로나로 날아와서 자사의 콘텐트플랫폼인 Google과 Bing 검색서비스를 연계한 새로운 모바일플랫폼서비스를 선보였다. 앞으로 '제조기업' 삼성전자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업체가 아니라 Google과 MS, 그리고 Apple이 될 것이다)
2. 삼성(제조기업)이 세계 IT산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여론 독점
금년 MWC는 1월의 CES처럼 불황의 여파로 전시공간이 많이 줄어들어 위축돼 보였지만 바르셀로나에는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IT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자사제품을 알리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스티브 발머 MS회장과 애릭 슈미트 Google 회장이 바로 그런 경우인데 이들은 키노트(Keynote)의 연설자로 나서 자신들이 개발한 전략제품을 전세계에서 모여든 기자들과 통신사업자들 앞에서 직접 설명하고 시연까지 해 보였습니다.
MS의 발머 회장은 금년 말 시장에 출시될 '윈도우폰7시리즈'를 소개했고 Google의 슈미트 회장은 모바일 기반의 음성검색, 이미지검색 등 새로운 검색서비스를 비롯해 외국어를 모바일카메라로 찍으면 그 내용을 원하는 언어로 자동번역해주는 마술(Magic)같은 애플리케이션도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세계 IT산업을 대표하는 이들 두 거대기업의 CEO들이 바르셀로나에 오게 된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그야 당연히 '장사(?)'하러 온 것이지요. 돈의 속성은 마치 물과 같아서 높은 곳에서 낮고 넓은 곳으로 흐르는 법, 시장에서 가장 낮고 넓은 곳에 진을 치고 있는 Google과 MS가 모바일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금년 MWC를 기점으로 출사표를 던진 것입니다.
이들 두 거장의 동시출현은 모바일시장의 흐름이 '하드(Hard : 단말기, 이동통신서비스)'에서 '소프트(Soft : 콘텐트, 플랫폼)'로 완전히 이전됐음을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서울은 마치 바깥세계와 단절된 듯한 정보가 발신됐습니다. 물론 구색을 갖추기 위해 생산된 정보도 없지 않았습니다만 MWC 관련뉴스를 검색해보면 온통 삼성의 스마트폰 얘기뿐이었습니다. 아마 그런 류의 정보만 접하게 되는 한국인들은 전세계에서 바르셀로나로 모여든 취재기자들과 참관객들이 삼성이 출시한 스마트폰 하나 때문에 아우성치는 것처럼 착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키노트연설을 통해서도 명백히 드러난 사실입니다만, 유럽에서 온 사람들이나 중국 등 아시아에서 온 사람들 모두가 '콘텐트'와 '플랫폼'이라는 차(車), 포(包)를 동시에 갖춘 '소프트(Soft)'의 최강자인 Google과 MS의 움직임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그들이 향후 세계 모바일시장의 중원(中原)을 차지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Google의 슈미트 회장이 모바일단말기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했고 MS가 스마트폰 전문업체인 블랙베리(RIM)를 인수한다는 얘기가 소문으로 그치고 있습니다만, 확실한 것은 이미 두 기업이 하드웨어를 통한 모바일서비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사실 말입니다. 특히 Google의 슈미트 회장은 자신들의 슬로건을 'Mobile First'로 분명히 규정지었습니다.
앞으로 모바일단말기를 제조하는 삼성의 경쟁사는 하드웨어 제조기업(NOKIA, MOTOROLA, LG, SONY, RIM, HTC, HUAWEI, ZTE 등)은 당연하고 이제는 소프트의 최강자인 Google, MS 그리고 소프트와 하드를 동시에 갖춘 Apple과도 싸워야 할 것입니다.
결론입니다만, IT산업에 대한 여론이 삼성이라는 특정회사에 집중됨으로써 한국인들은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제한된 세상, 왜곡된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물론 한국의 정보생산채널들이 자본에 의해 지배되고 종속될 수밖에 없는 현실과 정보생산자들의 사상과 철학의 문제겠습니다만 이는 결과적으로 한국인들로 하여금 세계 IT산업에 대한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게 하는 '오류(착각)'에 빠지게 만들 것입니다.
한국이 세계 IT산업에서 배제되지 않고 주류(Main Stream)에서 계속 활약하려면 삼성전자라는 제조기업에 의해 IT여론이 독점되지 않아야 하며 생산적 논쟁을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하고 거친 정보들이 시장에 제공돼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얘기가 바로 'NTT'의 일본여론독점 사례입니다. 그 회사가 2000년을 전후해 일본시장의 IT여론을 독차지하는 바람에 일본모바일산업은 경쟁력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IT시장에서 완전히 고립되고 말았습니다. 일본인들은 NTT가 세상의 IT산업을 주도하는 줄 착각했고 또 모든 관련기업들이 NTT에 매달리다 보니 정작 바깥세상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 버리고 만 것입니다.
[MWC후일담] "삼성전자가 IT산업을 주도하면 한국IT산업은 납품이나 하는 하청공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Written by Ideak. Kim
Editor & Publisher
AVING News Corp. USA
Co-Reported by Min Choi, Kevin Choi, BJ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