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간판 또는 디지털사이니지(Digital Signage), 상업용 디스플레이(Public Display)로 불리는 DID는 LCD나 PDP를 활용하는 광고·게시판이다. 기존 오프라인 광고매체가 정지 또는 롤링 방식,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 형태로, 제한된 글자·이미지를 보여주는 것과 달리 TV처럼 다채로운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DID의 강점이다.
최근 네트워크 기능으로 각 지점의 DID에 다양한 콘텐츠를 전송해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중앙제어식 DID가 보급되고 있다. 터치스크린 방식을 도입해 지도찾기나 정보검색을 쉽게 하도록 해주는 제품들도 나오고 있다.
보통 DID는 연중 365일 가동할 수 있어야 하고, 야외에서도 고장이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디스플레이보다 수명, 밝기, 시인성, 불순물로부터 화면보호 등 기능이 우수해야 한다.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야외에서 무난히 쓸 수 있는 순수 DID, 주로 실내용으로 쓰이는 하이브리드 DID,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쓰이는 상업용 TV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고 있다.
◆삼성·LG DID용 패널기술 선도
지난 2007년부터 DID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LGD, 옛 LG필립스LCD)는 DID용 패널 기술도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야외에서 시인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반 TV용 LCD보다 3배 밝은 1천500니트(nit, cd/㎡) DID용 LCD를 개발했다. 베젤 두께도 1㎝ 수준으로 줄여 여러 개 DID를 연결해 멀티비전 형태로 구성해도 화면왜곡이 거의 없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102㎝(40인치)부터 208㎝(82인치)까지 DID용 패널 제품군을 확보해 제품 공급에 나서고 있다. 앞서 미국 JFK공항에 178㎝(70인치) DID용 LCD 40대를 공급하는 등 국내외 대형 수요처를 공략하고 있다. 2008년 8세대 LCD 라인 추가투자와 향후 10세대 및 11세대 투자까지 검토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TV와 함께 DID가 대형 LCD 수요를 대거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은 지난 2007년 10월 일본 '평판디스플레이(FPD) 2007' 전시회 기조연설에서 '디스플레이 산업의 5대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DID를 제시하기도 했다.
LGD는 2008년 초 세계 최대 크기인 132㎝(52인치) 멀티터치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손가락을 이용해 지도를 확대해가며 위치를 검색할 수 있는 등 장점을 지녔다. 이와 함께 태양이 최고조인 낮 시간에도 높은 시인성을 확보할 수 있는 1천500㏅/㎡의 미반사 LCD도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1㎝ 안팎의 베젤 두께를 실현한 LGD는 양면, 트리플 뷰 DID용 LCD 등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LGD 박수철 퍼블릭디스플레이 담당은 "2008년부터 DID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라며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다채롭게 제공해 시장을 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DID는 대형화가 유리한 PDP 업계에도 대형 수요를 유발할 수 있는 매체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파나소닉과 LG전자·삼성SDI 등 PDP 제조사들도 DID용 패널의 공급을 위해 세트기업들과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
◆2008년 DID 출하량 50% ↑…LCD-PDP 물량 역전
아직까지 시인성과 실외 불규칙한 환경에 대한 대응이 부족해 주로 실내에 채용되고 있는 DID는 점차 옥외 간판 및 게시판을 대체하면서 시장 규모를 키울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2008년 DID 출하량이 전년 대비 50.2% 늘어난 181만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매년 증가세를 지속해 오는 2011년엔 273만2천장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2008년 DID용 LCD는 110만5천장, PDP는 70만5천장이 출하돼 처음으로 출하량이 역전되고, 향후 DID용 LCD와 PDP의 점유율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서치저팬의 히데토시 히무로 이사는 "DID는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매우 다양해 잠재력이 크다"며 "관련 패널 및 세트기업들이 광고업체들과 어느 정도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영업성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DID용 디스플레이 가격은 TV용과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하락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서치는 107㎝(42인치) DID용 LCD 평균가격이 지난 2006년 초 3천690달러에서 오는 2009년 초 1천4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102㎝~109㎝(43인치) DID용 PDP 가격은 같은 기간 2천230달러에서 610달러까지 급락할 전망이다.
지난 2007년 3분기 기준 세계 DID 출하량은 일본 소니와 NEC가 13.6%, 10.5% 점유율로 1~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LGD는 각각 8.9% 점유율로 3~4위에 올랐다. 신택스-브릴리언(8.4%), 파이오니아(8.4%), 파나소닉(8.2%), 뷰소닉(8.1%), 샤프(7.1%), 필립스(5.9%), 도시바(2.3%)를 포함한 상위 20대 기업이 전체 96.9%의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